요리할 때 뒷마당에서 따온 신선한 허브를 이용하는 건 나의 오랜 로망! 뒷마당은 없지만 그렇다고 허브를 못 키우는 건 아니니까, 조금이라도 로망을 실현해보고자 다이소에서 허브 씨앗을 사왔다. 바질 씨앗 1천원, 허브 씨앗 3종 세트(딜, 레몬밤, 페퍼민트) 1천원으로 총 2천원으로 4종 씨앗을 구입했다.
솜발아를 하면 조금 더 빨리 발아하고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솜발아를 해보기로 했다. 화장솜을 적신 후 위에 씨앗을 올리고 물기가 마르지 않도록 관리해주면 된다. 용기에 랩을 씌워 공기가 통하도록 구멍을 뚫어주면 좋다. (사진에 보이는 씨앗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레몬밤, 딜, 페퍼민트, 바질)
바질 씨앗이 제일 먼저 발아했다.
그 다음 타자는 딜 (오른쪽)
레몬밤과 페퍼민트는 기다리다가 그냥 화분에 심어주었다.
바질 새싹
딜 새싹
레몬밤 새싹
씨앗만큼 작은 페퍼민트 새싹 (사진 정 가운데 잘보면 보임)
이렇게 바질, 딜, 레몬밤, 페퍼민트 순서대로 싹이 났고, 바질과 딜의 발아율은 거의 95% 정도였다. 레몬밤과 페퍼민트는 환경이 안 맞았는지, 아니면 씨앗의 상태가 별로였는지 발아율이 50%도 넘지 못했다.
그리고 여기까지의 과정은 모두 4월 동안의 이야기. 이후 새싹들이 햇빛 부족으로 떡잎 상태에서 웃자라기만 하다 본잎이 보일락 말락 할 즈음, 축- 처지더니 모두 사망해버렸다. 처음에는 단순히 웃자라서 기우는 건 줄 알고 복토만 해주었는데 아무래도 과습이 문제였던 것 같다. 아! 과습!!! 화분 키울 때 물관리는 정말 어렵다. 보통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준다고 알고 있는데, 새싹이니까 물을 흠뻑 줄 수는 없고 분무기로 자주 물을 주다가 과습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4월의 내 방 창가가 새싹들에게 조금 추웠을 것이다.
아무튼 이후 남은 씨앗으로 2차, 3차 발아를 시도해보았지만 냉동 보관해둔 씨앗들의 상태가 안 좋았는지 발아율이 더 떨어졌고 싹이 트기 전에 모두 죽어버렸다. 씨앗을 사지 말고 묘목을 살 걸 그랬나 후회가 밀려왔다. 과연 이렇게 나의 로망은 끝나버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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