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와서 그런지 하늘이 흐렸다.
그래서 아라시야마만 여유있게 보고 들어가는
간단한 일정으로 하루를 보냈다.
내가 묵은 숙소에서 아라시야마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와라마치역으로 가서
지하철로 한큐선을 타고 갈 수 있었다.
(가쓰라역에서 한번 갈아타야 한다)
아라시야마역은 두 개인데
내가 내린 곳은 아라시야마 공원 방면.
여기를 벚꽃폈을 때 왔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나는 비온 다음날에 와서 분위기 우중충~~
가츠라강이 흙탕물이 되어있었다.
사람들을 따라 이동하면
아 여기가 관광지네~~ 하는 곳이 나온다.
가는 길에 화단이 예뻤던 집들
사람들이 사먹길래 따라 사먹은
두유소프트와 두유도넛.
특별한 맛은 모르겠다.
원래 일찍 도착했으면
치쿠린 대나무숲부터 구경했을텐데
벌써 장어덮밥으로 유명한 우나기 히로카와가
오픈하기 한시간 전이라 바로 웨이팅을 하러 갔다.
근데 아이스크림 먹다가 조금 늦게 줄을 섰더니
딱 교토식 친절로 무장한 직원이
바로 나부터 세컨드 스테이지라고 안내해주었다ㅜㅜ
아..........
5분만 빨리왔어도.........
기다림 끝에 앉은 자리는 너무 멋졌다.
교토는 식당에도 정원이 꾸며져있다니!
세컨드 스테이지로 밀린게 신의 한수였다.
아사히생맥주 400엔 장어덮밥(상) 4800엔
와..... 이건... 존맛탱
장어가 입에서 사랄라 녹는데
맥아리 없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혀에 고소함이 찹 달라붙어 스며드는 부드러움이었다~~
최고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밥도 고슬고슬하고
장어양념도 맛있어....
기다리은 동안 냄새에 질리는 줄 알았는데
질리기는!!!!
(상)짜리 시키길 오백번 잘했다.
대만족!!
맥주도 잘시켰음!
이 풍경을 보면서
(사진은 별로지만 실제로는 좋았음)
장어덮밥을 먹었다.
완전 사치스러움~~~~
그리고 배가 불러 한결 여유로워진 나는
산책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아라시야마를 관광했다.
제일 먼저간 치쿠린 대나무숲은
사람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다들 아침 일찍 가라고 했구나.
근데 난 대나무숲은 큰 감흥이 없었다.
대나무는 한국에도 있는데....
죽녹원도 가봤고...
대충 보고 바로 텐류지로 갔다.
법당은 안들어가고
정원만 볼 수 있는 입장권으로 구매했다.
오....... 멋진 풍경
모래정원도 있었다.
법당 앞 벤치에 앉아서 연못을 바라보는 사람들
나도 한동안 앉아있었다.
이 여유~~~
아 교토는 이렇게 여행하는거구나
모래정원
신기하다. 어떻게 만드는지 한번 보고싶다.
조금씩 해가 나기 시작.
텐류지는 아주 넓었다.
예쁜 식물들도 많아서
사람들이 드문 곳곳까지 산책했다.
이끼가 참 분위기있다.
자연자연
이끼이끼
등나무꽃도 너무 예뻤다.
텐류지를 다 보고는 기념품숍 거리를 지나
다시 가츠라강 방향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아린코(arinco)에서 유명한 롤케이크 샌드도 사먹었는데
그저 그런맛이었다.
사진 찍으려고 먹는건가?
그리고 아라시야마에사 제일 핫하다고 할 수 있는
아라비카 커피에 갔다.
줄이 엄청 길기로 유명한데
내가 갔을 때는 운이 좋게도
거의 줄을 서지 않고 금방 주문을 할 수 있었다.
구린 날씨 덕분인듯ㅎㅎ
테이블좌석이 하나 있으나
이용료가 30분에 1000엔이라고ㅋㅋ
그래서 다들 테이크아웃해서 강변에서 마신다.
응커피
교토에서 마시는 첫 커피였다.
적당히 고소하고 부드러웠다.
줄을 엄청 서서 먹었다면 실망했을 수도.
커피맛보다는 강변에 있는 카페가 예뻐서 오는게 아닐까.
(오사카 릴로커피가 훨~~씬 맛있었음)
구름이 장난 아니다.
이게 바로 도게츠교.
달이 건너는 다리라는 뜻.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는
역시 버스를 한번 반대방향으로 잘못 타주고^^
이상한 곳까지 갔다가 겨우 돌아와 쉴 수 있었다.
아린코에서 크림샌드를 살 때 같이 샀던 녹차롤케이크
역시 특별히 맛있진 않았다.
그리고 잠깐 잠을 자고서
7시쯤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가와라마치 가는 길에 있는 멘야 이노이치(麺屋猪一)
웨이팅이 엄청 나서 1시간30분쯤 기다린 것 같다.
40분쯤인가? 이후에 오라고해서 다른 곳을 둘러보고 갔는데
어찌된 일이지 거의 1시간을 더 기다렸다.
일본 맛집은 정말 끝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여긴 정말 힘들었음ㅜㅜ
참고로 줄서는 방식이 좀 깐깐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다른 가게나 행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엄청 신경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친절하게 응대해주기 때문에
기분 나쁠 일은 전혀 없다!
젊은 직원들은 다 영어도 잘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9시가 되어서야 먹은 것 같은 라멘.
차슈가 올라간 시나소바 시로(white)
교토라 그런가 알던 라멘과는 달랐다.
오히려 우리나라 국수와 비슷한가?
돼지육수의 진한 국물이 아니라
굉장히 깔끔 담백했다.
유자껍질을 함께 주는데
국물에 살짝 올려 먹으면 유자향이 더해져 색다른 느낌이었다.
근데 내가 너무 지쳐서 그런가
솔직히 말해 맛을 제대로 느끼지는 못했다.
기다리다보니 어쩌다 1시간30분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오래 기다릴 줄 알았으면.......
그냥 다른거 먹었을텐데....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엄~~~~~~~~~청 잘생긴 직원이
앞치마 드릴까요-
머리끈 드릴까요-
어디서 오셨어요-
유자 넣어 드셔보세요-
하며 아주아주 친절히 응대해줬기 때문ㅋㅋㅋ
마지막에 다 먹고 나갈 때에도
나와서 인사해줬다.
아 여기 얼굴맛집이었구나^^
밤이 늦어 들어가는 길이 무서웠다.
빠른 걸음으로 호텔에 도착하니
10시 이후로는 프론트가 비어있을 거라고 했는데
아직 직원분이 계셨다.
아까 나갈때도 늦은 시간이라 걱정하는 것 같았는데
혹시 나를 기다린 것일까??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감사했다^^
<이동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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